신랑이는 (의외로) Men's Health라는 남성 잡지의 애독자인데, 가끔 어떤 페이지는 스크랩해서 테이블위에 두고 따라서 운동을 해보기도 한다.
그 잡지엔 운동 방법 외에도 근육을 키울 때 먹으면 좋은 요리라던가, 몸매가 좋은 여자 연예인의 인터뷰 등이 나와 있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특별히 러브러브 하는 방법 등도 나와 있다.
머, 여튼 운동을 주 내용으로 하는 남자들의 잡지.
그런데 지난 주 냉장고 앞에 그 잡지에서 오려낸 듯한 사진 한장이 떡하니 붙어 있다.
그건 바로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도미요리 페이지.
놀러 가기의 하이라이트는 계획 세우고 예약하기.
그러나, 막상 놀러갈 날짜가 다가오면 처음의 설레임은 온데간데 없고 귀차니즘이 엄습해 온다.
이 귀차니즘을 극복한 자만이 실제 계획대로 나들이를 가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귀차니즘을 극복하는 데 나름 노하우가 있는데,
첫번째는 2명 이상과 놀러가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갑작스런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약속을 취소하고 싶어지더라도 2명 이상에게 연락을 하고 취소 동의를 받는 다는 것은 가는 것 못지 않게 귀찮은 일이므로 그냥 가고 만다.
두번째는 취소 수수료가 높은 것을 예약하는 것.
이번 공연은 예약 수수료가 인당 천원, 취소 수수료는 예약금의 10% ㅡㅡ;;
가평군의 수수료 장사가 아닐 수 없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실제로 나는 오프닝 행사에 나온 가평군장(?)님을 향해 수수료 장사는 때려쳐라~ 라고 소심하게 외치기도 했다.
어쨌거나, 매년 자람섬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 2년만에 가게 되어 마냥 좋았다.
처음 갔을 때보다 재즈에 대한 열의도 식고, (그때는 재즈 피아노 개인 교습도 받을 정도로 열의가 있었던..) 재즈를 하나도 모르는 친구도 같이 갔지만 그래도 나름 우리만의 추억을 쌓고 돌아왔다.
물론 귀가 멍멍할 정도로 내리 6시간의 라이브 공연의 축복도 함께.
일단 가평으로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3일 연휴의 시작이라 그런지, 차는 서고 가고를 반복하더니.. 1시간여의 거리를 무려 4시간이 걸려서야 펜션에 도착했다.
(아, 이 펜션은 정말.. 지금까지 가본 곳 중 최악의 펜션. 두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아요. ㅜ.ㅠ)
완전 배고프지만, 나이와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여 정크 푸드는 지양하고 생 토마토로 직접 소스를 내어 만든 스파게티와 생바질잎과 토마토로 만든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자라섬 가는 길.
무려 맥주 10캔을 넣은 무거운 신세계표 아이스 박스 가방을 메고 가는 우리 착한 신랑이.
덕분에 당신의 아내는 이렇게 행복했어요~ *_*
알콜 러브 냠냠씨! ^^*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Jazz~~
Jazz를 좋아해서 결혼식 음악도 다 Jazz로 했다는...
다음날 아침 산책길.
놀러 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아침 산책.
맑은 공기 마시면서 시골 아침 체험하기.
현중이 따라하기 컨셉은 아니었는데.. 여튼 높이 점프! 우리 신랑이!
산의 기운을 받고 있는 신랑이.
숫자 6개만 떠올려봐.. ㅡㅡa
산책 후, 마시는 모닝 커피.
아.. 원두를 직접 갈아 내린 커피 한잔과 케잌 한조각.
너무 럭셔리 한 것 아니냐는?
옆 테이블에서는 아침부터 무려 삼겹살과 소주를 까고 있었지만, 우리의 럭셔리한 아침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흐흐.
펜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머니머니해도 바베큐 파티!
오후엔 자라섬에 또 가보아야 하기에 저녁이 아닌 점심 바베큐 파티.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갈 땐 꼭 가져가야하는 준비물이 있다.
1. 돗자리와 담요 (산이라서 무지무지 춥다.)
2. 현금 (지난번에 갔을 땐 현금이 없어 춥고 배고팠는데, 이번엔 ATM기가 많이 생겼더라. )
3. 맥주와 간식 (거기서 사먹으려면 줄 엄청 서야 한다.)
어쨌거나, 올해도 음악적 감성을 가득 충전하고 돌아왔다.
좋아하는 음악만 들으면 항상 조용하고, 피아노 소리만 가득한 에디히긴스만 들을텐데..
음악은 편식하지 말라던 선생님 말처럼 일렉트러닉, 비밥, 등등등 잔뜩 먹고 왔다. ^^
게을러진다는 것은 바빠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까.
인생은 점점 복잡해지고 바빠져서 무언가 해보려고 하면 아무 챙겨봐도 도무지 남는 시간을 찾을 수가 없다가도, 잠시 짬이 나면 쇼파에 누워서 채널을 돌리다 잠들어 버리곤 한다.
그렇게 한 두어 시간을 자고 깨면 세상이 멍하고, 저념인지 아침인지 시조차 구별이 안되다가.. 문득 이렇게 약해진 나를 게으르다 게으르다 자책한다.
호기심은 자꾸 많아지고, 시간은 자꾸 아까운데 몸은 왜이렇게 계속 축 늘어지는지...
이렇게 사는 건 아니다..아니다..싶으면서도 어찌 바꿔볼 용기는 없는게
딱 요나이 요맘때 인 것 같다.
전자렌지에 빨간 글씨로 4시 57분이란다.
저녁때가 다 되었지만, 신랑은 회사가고 없고 밥은 챙겨 먹기 싫어서
냉장고에서 그제 만든 티라미스 한 컵을 꺼내들고 와서 앉았다.
사실 이건 학원에서 만들었을 적 사진인데,
그제 만든건 이것만큼 예쁘지는 않아서.. 물론 맛은 똑같지만..히히.
참, 어제가 쿠키모리 고급 클래스 종강일이었다.
쿠키모리에서 세번의 계절을 보냈으니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다.
늘 그렇듯이 시작전에 꿈꾸었던 만큼 드라마틱하게 나의 실력이 업된건 아니지만,
그동안 안먹어봤던 안들어봤던 맛있고 예쁜 케잌들이랑 과자를 알게되었고, 아무리 운동해도 줄지 않는 소중한 2킬로그램의 살도 얻게 되었다. ㅡㅡ;
헤어지기 아쉬워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예쁜 쿠키모리 동생들... 쿠키 굽는 여자는 다 이쁘다..라는 명제를 참이라고 해도 될 듯.
사진으로 보니 어째 내 앞머리가 너무 짧다.
앞머리 자를때마다 미용실 가는 것이 바쁜(!) 나로서는 너무 귀찮은 일이라 집에서 해결하기 위해
무려 연습생용 가위라는 미용가위와 숱가위 세트를 구입했다.
열심히 잘랐는데,어째 쉽다 했더니.. 날이 갈수록 올라간다. 왜 일까?
요즘은 빵보단 요리에 필이 꽂혔다.
사실은 제이미 올리버를 좋아하는 민경이 때문인데,
민경이랑 같이 살 적만 해도 이 아저씨 요리쇼는 너무 정신없고,
느끼하고 살찌는 음식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왠일인지 요즘엔 너무나 건강해 보이고 맛있어보인다.
민경이에게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쇼를 담은 DVD 한장 빌려보고는 곧바로 나도
제이미 올리버의 키친박스 DVD (4장)와 제이미의 디너라는 요리책을 지르고 말았다.
원서인데 요리 재료가 해석이 되려나.. ㅋㅋ
놀러다니가 딱 좋은 가을이 지나가면, 요리를 배우러 다닐까 싶다.
라퀴진이라는 요리 학원이 있다는데... 배우면 이 아저씨처럼 계량컵과 계량 스푼 없이도 손으로 딱딱 맞춰지는 걸까? *_*
나도 저런거 하고 싶다. 요리쇼.. ㅡㅡa
정신없이 떠들면서 요리 하나 만들어 내는거..
누구한테 보여줄까? 우리 신랑이?
내가 요리하는 동안 슈퍼마리오 갤럭시를 하는 대신 나를 봐주는 걸 과연 해줄까?
여튼 엇저녁엔 나를 봐주지 않고 슈마갤만 하더라..
하긴, 나도 머 떠들면서 요리할 기운은 없더구만..
보약이라도 먹어야 할까봐.
냉장고에 남은 재료를 쓸어넣고 한 스파게티 앤 펜네.
호박이 있어서.. 그냥 두고 곧 썩을 참이길래 넣어버렸다.
별로..어울리진 않더라만.. 나름 괜찮은 맛.
고추와 마늘과 양파를 볶다가 토마토홀을 넣었더니,
나름 매콤하면서 맛있는 소스가 완성되었다.
입맛까다로운 신랑이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다고 칭찬을..*_*
사실 요리책엔 새우 따로 볶고, 소스 따로 만들고, 닭육수도 넣고..머 그리 적혀있었는데
설겆이까지 해야하는 주부에겐 매우 귀찮은 일.
그래서 몽땅 한번에 만들고, 닭육수 대신 물 1컵과 워킹맘의 마음을 담은 맛선생님 한 스푼을 넣어 주었다. ㅡㅡa
흠.. 머 요리 학원 다닐 필요가 없이 멋지군.
하긴 전에 리조또를 처음 만들었을 때도 신랑이가 그리 감탄을 했지.
사실 리조또가 만들고 싶었다기 보다는.. 김씨네 클럽 위에 있는 뉴코아 아울렛에서 예쁜 리조또 그릇을 발견하고는 너무 갖고 싶었다.
신랑이가 쓸꺼면 사라길래 일단 사고 오기로 쓴 것 이랄까. 후후.
저 바짝 마른 파슬리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생 파슬리를 넣고 싶지만, 그런건 냉장고에 두고 쓸수가 없잖아.
우리나라도 제이미 올리버가 가는 슈퍼처럼 온갖 종료의 허브를 조금씩 포장해서 파는 가게가 있으면 좋겠다.
온갖 종료의 치즈도 팔고... 도무지 그 흔한 파르메산 치즈 하나 파는 마트가 없다니. ㅡㅡ;
은퇴하면 그런 가게나 하나 낼까보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왔을때 해드린 카프레제 샐러드.
점점 예쁘게 만들고 있는 중..
카프레제 샐러드를 만들땐 꼭 승민이가 떠오른다.
승민이가 사준 발사믹 식초를 쓰고 있어서 그렇기도 한거겠지만..
예쁘게 만들고, 부지런하게 치우고..
얼른 감기가 낫길..
아줌마가 되고 싶지 않지만, 백화점에 가면 가방이나 옷을 구경하는 것보다
예쁜 그릇이나 냄비를 가지고 싶은 걸 보면.. 점점 아줌마가 되고 있는 건가봐.
요즘, 거의 한달간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유혹이라는 책을 보고 있다.
이건 머.. 얇은 책인데 출퇴근길에만 봐서 진도가 안나간다.
버스를 타고 한 5분 읽고 나면 자게 된달까.